제13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
깨어있어라!
강동고등학교 2학년 1반 정예은
대구 시내에 자리하고 있는 2.28공원. 아직 삶의 짧은 부분에 불과한 열여덟의 인생을 살고 있지만 그 중 16년을 대구에서 살아왔고, 태어날 때도 대구를 느끼며 태어난 나로서는 2.28공원이 친숙한 공간이다. 나에게 2.28공원은 어릴 때부터 가족과 함께 자주 다니던 공간이며 현재도 늘 부대끼며 살아가는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오랜 시간을 2.28공원과 함께 보내오면서 나는 자연스레 공원이 만들어지게 된 동인인 2.28민주항쟁에 대해서는 생각하게 되었다.
2.28공원 한 편에 있는 시비. 그 시비에 쓰여진 한 편의 시, ‘아직은 체념할 수 없는 까닭’에는 2.28민주항쟁 당시 대구 학생들의 열정과 그들의 아름다움이 글로나마 표현되어있다. 시 속에는 ‘꽃다발’, ‘향기로운’, ‘한 송이 꽃’등의 시구들이 사용되어있고, 이러한 시구들은 2.28공원에 만개하고 있는 꽃들과 잘 어우러져 당시 학생들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그들은 학생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인권과 기본적인 권리들이 보장되지 않은 이승만 독재 정권의 철폐를 위해 일치단결하여 싸워주었다. 그 결과로 나와 내 주변 또래들은 인권과 그 외의 많은 기본권이 보장된 사회에서 태어났고 그 권리들을 누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2.28민주항쟁을 내가 한 문장으로 요약해본다면(물론 한 문장으로는 분명히 표현되지 않는 묵직한 것들이 있다.) ‘학생의 위치에서 함께 나아가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다.’라고 하고 싶다. 어떻게 보면 간단하게 설명된 문장이지만 특별히 내가 중점을 두고 싶은 부분은 ‘학생’과 ‘함께’이다.
고등학교에 들어오기 전만 해도 나는 내가 혹시 과거와 같은 독재정권에 탄압받는 삶을 산다면 변화를 위해 나서서 시위하고 몸으로 싸울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었다. 내 몸을 사리고 싶다거나 그 외의 다른 이유 보다는 ‘학생의 신분에서 우리가 외치는 그 말을 어른들이 들어줄까?’라는 생각이 존재했다. 하지만 그 때의 학생들은 나섰고, 싸웠고, 그들의 목소리가 세상을 바꿨다.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닌가. 또한 한 사람의 외침이라면 다른 소음들에 묻혀 버릴 수 있었으나 수천, 수만 명이 함께 외침으로서 세상은 변화될 수 있었다.
고등학교에 들어오고 정치사에 대해 이전과 비교해 더 깊이 배우면서 또 많은 분들의 민주화를 위한 노력들을 느끼면서 2.28민주항쟁에 대해서도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비록 내가 지금 나가서 정의를 위해 시위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지켜야 할 내 권리, 내 인권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과거와 같은 악화일로를 또 다시 걷지 않으려면 그래야만 한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이전에는 읽지 않았던 법에 관한 책, 그 중에서도 기본권에 관한 책을 많이 접하였다. 현재도 많은 권리들이 보장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지식이 없어서 권리를 침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의 국민들도 그랬을지 모른다. 그러나 학생들이 깨어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깨어있었고 세상은 변화되었다. 이같이 지금의 우리들도 깨어있어야 한다. 이런 생각들 자체가 변화의 시작이며 민주의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요즘은 많은 젊은 세대들이 2.28민주항쟁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또한 그때와 같은 깨어있는 민주 의식이 계승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나 권리의 근원이 된, 역사의 한 자락으로 남은 분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2.28민주항쟁이 내 주변, 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뜻 깊은 존재로 자리하기를 바란다. 후의 세대들에게도 2.28민주항쟁 때의 젊은 패기와 열정 그리고 그 꽃다운 아름다움은 분명히 계승될 수 있어야 한다. 2.28민주항쟁의 향기와 아름다움이 오래도록 남아있기를.
그대들이여 깨어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