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
푸 른 불 꽃
대구상원고 1-6반 김수연
불꽃이 뜨겁다 못해
쇳덩어리를 녹여버릴 수 있는 정도의
어마어마하게 뜨거운 불꽃은
붉은 빛을 넘어서 푸른빛을 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내던진 책가방은
단순히 던져진 책가방이 아니었음을
그들이 붉은 불꽃이 아닌 푸른 불꽃이 되기 위한
하나의 용기였음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 용기들은 비로소
푸른 불꽃이 되어
어느 누구도 녹여버릴 수 없다고 생각한
그 쇳덩어리를 녹여버렸음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쇳덩어리를 녹이려고
많고 많은 불꽃들이 저마다 자신의 몸을 태워
푸른 불꽃을 만들어 냈는지 또한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내던진 책가방이,
그들의 마음에 응어리진 그 한이,
그들이 살아온 쇠창살 없는 감옥에서의 두려움이 만든
푸른 불꽃이 저마다 자신의 몸을 태우는
그 용기가 바랬던 것은,
비로소,
우리들을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는 반드시 푸르다 못해 하얀,
그 푸른 불꽃을
우리는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지금의 나는 깨달았습니다.
1960년 2월 28일
그 날의 푸른 불꽃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자리에,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