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
영광의 상처
경북여자상업고등학교 2학년 9반 김혜민
우리 할아버지의 머리엔 커다란 영광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흉측하고 무서운 상처일진 몰라도
할아버지는 그 것을 영광의 상처라고 한다.

할아버지는 텅텅 비어있는 머리의 한 쪽을 만지며 웃으시곤 한다.
하도 파여서 검게 변해버린 상처
아무렇지 않게 허허 웃으시며 머리를 빗으신다.

고작 고등학교 2학년..
할아버지는 영광의 상처를 머리에 남겼다.
할아버지는 남들은 모르는 영광을 자랑스러워하신다.
나는 열심히 싸웠노라고..

할아버지의 상처는
자그맣게 숨겨져 꺼질듯한 불씨를 화산이 분출하듯 활활 타오르게 한 시작점
무서운 사자 앞에 움츠려들어 꼬리를 내린 고양이가 처음으로 이빨을 내보인 날
깊이 파이고 썩어문드러져 흉측해보이지만
사실은 너무나도 대범하고 용감한 영광의 상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