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
침묵
경북여자상업고등학교 3학년 4반 신경선
고요하다.
등대를 잃어버린 바다처럼
폭풍이 몰아치기 전 날의 깊은 밤처럼
아기 새의 지저귐마저 사라져 투박하다.

눈은 있으나 볼 수 없는 장님처럼
귀는 있으나 들을 수 없는 귀머거리처럼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 속에 움츠린 아이들의 뒷 모습이 아프다.

2월 28일
둥둥 북을 울려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봄 향기 앞에
3월의 손님을 맞이하는 희망의 노랫소리가
세상을 울린다.

그대들은 들리는가?

새벽녘 이슬마냥 투명한
어린 목소리들이.

부정에 대한 노기
아픔에 대한 눈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그 외침이!

더 이상 그들은 장님도 귀머거리도 아니다.
광야로 던져진 작은 불씨가 맹렬히 번져가고
청량한 눈물을 실은 목소리가 세상을 물들인다.

바람을 타고 산을 넘어
물결을 따라 강을 건너

푸른 하늘
자유로이 날아가는 새가 되어
지지베베 지지베베
목청껏 지저귀는 그 날을 위해
그토록 슬피 울었던가.

과거를 딛고 일어서
현재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써
그대들에게 전하는 한마디.

사랑합니다.
이토록 소중한 자유를 주신 여러분을.


존경합니다.
오늘을 위해 희생하신 여러분을.

그리고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정신을!

어쩌면 다시 찾아올 아픔 앞에서도
불사조의 깃을 가슴에 품은 채
뜨겁게 살아갈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