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
안녕하세요. 제 이름이 민주주읜데요.
대구함지고등학교 2학년 3반 9번 김희진
제가 감히 여러분 앞에서 한 마디해도 될까요.
50년도 넘은 제 얘기를 조금이라도 들려드리고 싶어서요.

한땐요.
제가 참 더럽혀져 쓰였습니다.
치욕스러운 나날이었죠.
불의와 부정과 이기심 속에서 때 묻은 채 숨어있었습니다.
진정한 제 모습 이라곤 영영 못 찾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요.
절벽 끝에 매달려 우는 반도를 위해, 저를 위해,
열댓살 된 어린 소년소녀들이 연필 대신 푯대를 잡았었습니다.
그들의 울음 온 반도에 울려 퍼져서 하늘을 울렁일 듯
그들의 핏물이 흘러 반도를 잡아먹을 듯
그렇게, 그렇게,
아파했었습니다.
아시나요. 누군가 절위해 아파하는 걸 보고 있었던 제 심정.
붉게 물들어가고 구겨져가는 태극기 앞에선 심정.
하지만 저는 기억합니다.
그들의 그 눈빛을.
그 목소리를.
정의의 도래를 위한 외침. 함성. 절규.
누구보다 국건하게 전진하며 드넓은 광야를 뒤덮고
두려움 따위 떨쳐 버린 채 꿋꿋하게 까끌한 공기 속을 메웠던.

누구를 위하여?
나, 민주주의를 위하여
그들 스스로를 위하여
이 땅 이 자식들을 위하여
반도의 새날을 위하여

우리 모두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