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
할아버지의 교복
대구황금초등학교 5학년 송가현
“여기 이 학생이 바로 할아비다.”
“에이, 주름살도 없고, 내랑 몇 살 차이도 안 나보이는데......”
“그래도 할배 맞다. 그때 경북고등학교 다닐 때니까 니랑 5살 밖에 안 났네...”
흑백사진 속에 할아버지는 검은 교복에 검은 모자를 쓰고 친구들과 거리에 있었다. 글짓기 숙제를 하려고 할아버지를 졸졸 따라다니니 할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중구청 경찰서옆에 있는 대구근대역사관으로 가셨다.
“하마 50년도 넘었재. 여러 고등학생들이 발의문을 만들어서 시청이고 도청이고 자유당 당사고 그래 나눠 모여가 발의문을 읽었다. 그랬더니 시민들도 우리 얘기도 들어주고 맞는 소리 한다고 응원해주고 그랬지.”
“할아버지 안 무섭더나?”
“무섭기는...”
나는 옛일을 자랑스럽게 얘기 하시는 모습을 보니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좋은 일을 하신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엄마랑 인터넷을 통해 그때 일어난 민주화운동에 대해 찾아보았다. 너무 너무 살기가 힘들어서 고등학생들이 잘못된 일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먼저 시작했고 그 뒤로 몇 차례 더 학생들의 대대적인 민주화운동이 있었다고 한다. 너무나도 평화적으로 해서 다행히 다친 사람만 있었지 죽은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학생들을 일요일에도 등교시키고 사람들의 귀를 막고 아무 말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는 점은 이해가 안 되었다.
이번 기회에 엄마와 나는 인권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성별과 피부색, 종교, 잘살고 가난한 차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사람들은 인권을 침해받고 살아가고 있다.
정류장에서 본 그 검은 피부에 곱슬머리 아저씨도 글자를 쓸 줄 모르는 이웃집 할머니도 그렇게 피해를 볼지도 모른다. 나한테는 어렵기도 하고 이해하기도 힘들지만 우리 할아버지는 자랑스러운 일을 하셨고 나는 그 덕분에 지금 더 편하게 사는 것 같다.
나중에 내가 어른이 되어 곱슬머리 아저씨에게도 이웃집 할머니께도 편하게 사시도록 도와드릴 수 있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