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
우리들의 과거
대구청림초등학교 6학년 2반 김세훈
방학마다 대구시립요양병원에 봉사활동을 간다. 올해로 3년째이다. 친구들과 태권도, 탈춤, 악기연주 등은 연습해서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공연을 보여드린다.
처음으로 공연을 하던 날 잊을 수가 없었다. 찡그린 얼굴, 웃는 것인지 우는 것인지 알 수 없는 표정, 마귀할멈이 연상되는 주름,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 초점 없는 눈동자들, 그리고 몸에 붙어있는 이상한 기계를 달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떨리기 보다는 무서웠다.
"엄마 내가 왜 이런 봉사활동을 해야 하나요?"
"그 이유는 이 이분들이 우리의 과거이고, 이분들 덕분에 우리가 있기 때문이지."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죠?"
"6.25전쟁 그리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 모두가 이분들이 이루어내셨단다."
"어떻게요?"
"젊은 시절에는 6.25전쟁에서 나라를 위해 싸웠고 전쟁 이후에는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위해 애썼단다. 2.28민주운동이나 4.19혁명이라고 들어 본적이 있을 거야."
"네. 이승만 대통령이 12년 동안 혼자 독재정치를 하려는 것을 반대한 것 말씀이지요?"
"그래. 독재란 국민을 무시하고 나라를 혼자 마음대로 좌지우지 하는 정치란다. 부정선거를 하고 돈을 주고 표를 찍게 하고 미리 투표함에 지지표를 넣어두는 등 온갖 방법으로 국민들을 속이고 4대 대통령으로 다시 당선이 되었지. 그런데 대구의 고등학생들이 이건은 잘못된 것이고 옳지 않다고 처음으로 외쳤단다. 그것이 바로 2.28민주운동이야. 그리고 이 운동을 계기로 4월 19일 화요일, 서울의 학생들과 시민 10만 명이 시위를 했고 결국 이승만 대통령은 물러나게 되었지. 이것이 바로 4.19혁명이란다."
"그럼 여기에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그때에 계셨겠네요?"
"물론이지, 아무도 공포분위기에서 말을 못하고 쉬쉬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을 했고 시민들은 경찰에 쫓겨 도망 다니는 학생을 숨겨주는 등 함께 했단다."
"갑자기 제가 대구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워지는데요!"
"그럼 우리가 왜 여기에 봉사활동을 하러 왔는지 알겠지?"
"네. 열심히 할게요."
나는 최선을 다했다. 율동을 할 때는, 무표정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동요를 함께 따라 불으셨다. 그리고 아리랑을 부를 때는 우시는 분들도 많았다. 늙어버린 얼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팔과 다리로 힘들게 생활하고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께 우리는 진심을 담아서 큰절을 올렸다.
"할아버지, 할머니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그날 이후 나의 노인 병원 봉사활동은 3년째 계속 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쭉 계속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분들이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우리의 과거이기 때문이다